제주이야기/오름

수망리 민오름과 거린오름

하늘타리. 2010. 8. 19. 16:06

 

거린오름을 갑니다.

집에서 멀어서

아니 접근가능한 대중교통이 없어서

꽤 오래간만에 다시 갑니다.

오름오르고 내리는 시간이나 그 부근까지의 왕복 차량주행시간이 비슷하고

차를 가져가면 차있는 곳으로 다시 원점회귀를 해야 하니까

오름은 좋아도 갈 생각은 자주 않나는 곳입니다.

 

서성로에서 사려니오름가는길로 쭉 따라가다가

가축단지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시멘트길을 한참 더 들어옵니다.

 

이곳까지 온김에 길따라 조금 더 가서

민오름부터 오르겠습니다.

 

민오름앞 평지에서 본 사려니쪽.

 

표고 447미터에 비고 97미터인데

나즈막한 오름이지만 그 정상부에서는

한라산쪽으로 사라, 성널이 보이고 곧이어 오를 거린오름은 물론이고

고개를 조금만 더 돌리면 좀처럼 보기힘든

궤펜이오름 세봉우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아예 휙돌리면 서귀포 앞바다 섬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큰기대를 하고

빽빽한 삼나무 숲을 지나 민오름을 오릅니다.

 

 

 

정상을 올라오기전에 본 궤펜이

 

그런데 정상부에선 아무 조망이 없습니다.

 안개로 사방에 커튼을 쳐 놨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다가

한 나무가지에 명주실을 메어놓은 것을 봅니다.

누군가가 이곳에서 간절히 비념을 한 흔적이지요.

얼마나 절실했으면..

어느 한라산 정상 잘보이는 날 이곳 나무가지에 명실을 메고 하로산신에게

누군가의 생명을 위해 간절히 빌었을 겁니다.

그 바램 이루게 해 주소서...

 

 거린오름입구입니다.

 巨人岳 또는 傑人岳이라고 합니다만

두개의 오름이 하나는 북서쪽으로 하나는 남동쪽으로 각각 새우처럼 구부리고 등을 맞대고 있습니다.

그 맞댄 등사이로 서중천이 흐릅니다.

오름마다 끝부분에 봉우리 하나씩 총 네개의 봉우리가 동서남북에서 등성이를 뻗어 내립니다.

그래서 갈라진 오름이라는 뜻으로 거린오름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갈라진 오름이 아니고 사실 각각의 오름이지요.

편의상 한곳은 큰오름, 한곳은 작은오름입니다.

 

두곳의 오름의 세부적인 식생은 다르겠지만

일부의 삼나무 조림지를 제외하고는 천연림이 아주 울창하게 형성되어 있읍니다.

 

 

 

 

 

 

 

 

 

 큰오름자락으로 들어왔지만

서중천을 넘어 작은오름 정상부를 먼저 가겠습니다.

아니...우선 이 서중천 이부근만이라도 돌고 돌고 또 돌아볼랍니다.

 

 

 

 

 

 

 

 

 

 

 

 

 

 

 

 

 

 

 

  

 

 

이제 그만 넘어가서 작은 오름을 오릅니다. 

 

 오늘도 기대합니다.

예전에 이곳에서

각시버섯, 광대버섯, 달걀버섯 등 못먹지만 예쁘게 생긴 버섯을 꽤 많이 만났거든요

 

 

 

 

 

 

 

 

 

 

 

 

 기화요초는 아니지만

울창한 자연림을 따라오다 보니 작은 오름 정상부입니다.

표고 493 비고 123

울창한 나무로 인해 조망이 없는 대신

누군가가 정성드려 쌓아 올린 돌탑과

자연이 만들어준 돌공원을 관람합니다.

 

 

 

 

 

 

 

 

 몇번 보는데..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빠꾸

큰 오름쪽으로...

 

 

 나무 위로 흘깃보이는 저편 오름

 

 

 

 

 

큰오름 정상부근

표고 533 비고 153

 

제법 넓은 조망을 보며

큰숨 한번 들이킵니다. 

 

 

 

 

 

 

 

 

 서쪽 끝단까지 갔다가..

 자 이제 내려가지요

 

 

 

 

 

 

 숲길을 원없이 걸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손을 닦고, 에이 오늘은 버섯을 못 만났네하며 투덜거리면서

 돌아서는 순간 으름난초가 잘 다녀왔니하며 말을 건냅니다.

 미련이 남아서.. 고맙다고 눈 한번 더 맞추고

들이마신 숲향기에 불러진 배를 두드리며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The Whole Nine Yards  Between Clam And Passion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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