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한라산 자락

해질무렵 관곶(官串)에서

하늘타리. 2010. 2. 26. 17:13


동화....

 

설문대할망은 요즘 무척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 했지요. 설문대하르방을 만난 다음부터 랍니다.
"에구, 시집도 안 갔는데 얼굴에 주름이…."
설문대할망은 한라산 백록담 물에 얼굴을 비춰 보며 투덜거렸지요.
"치마는 구멍 나고…."
그랬어요.

옥황상제 말젯딸인 설문대할망은 천상에서 천하로 내려 올 때 치마폭에 흙을 가지고 왔는데

그 흙으로 제주도와 한라산을 만들려고 치마에 흙을 담아 이리 옮기고 저리 옭기기를 하다 보니 구멍이 뚫려서 흘러내린 흙이 오름이 되었지요.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묻은 흙을 털어 내기 위해 치마를 잡고 머리위로 올렸다 내리면서 털다보니까

에구머니나 백록담에 비친 설문대할망의 허벅지는 무통이며 거기다가 속옷은 안 입었잖아요.
"이런 창피, 설문대하르방은 모를 거야."

설문대할망은 속옷이 아쉬웠지요. 천하에 내려 온 후 한 번도 속옷을 입어 보지 못했지요.
어느 날이었어요. 사람들이 설문대할망을 찾아왔어요.
"설문대할망님, 지난번 우리 아방 육지가젠 허당 보름 불언 못갔쑤게."
"말 맙써. 우리 아들 육지가당 바당에 빠전 죽었쑤다."
사람들은 설문대할망을 붙자고 애원 하였지요.
"제발 육지 가는 다리 하나 놔 줍써."
사람들은 배로 육지에 다려니 물에 빠져 죽기도 하고 험한 파도를 가르며 뭍 나들이에 지쳐있었지요..
"못할 거 없지. 겅 허주."
설문대할망은 육지 가는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약속 했지요.
"조건이 하나 있네. 나에게 살마당 하나 만들어 주게. 명주를 모아서 만들어주면 내가 그 때부터 다리를 놓아 주겠네"
설문대할망은 속으로 잘 됐다 싶었지요.
"겅 헙주. 그 까짓것 살마당 하나 못 만들어 드립니까?"
이리하여 설문대할망은 사람들이 속옷을 만들 명주를 다 모아서 속옷을 만들기 시작하면 다리를 놓기 시작하려고

사람들이 명주를 모으는 동안 다리를 만들 돌을 모았지요
사람들은 속옷을 만드는데 쓸 명주를 모았는데

가진 명주를 다 내놓기 아까워서 결국 명주가 부족하게 되어 설문대할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읍니다.
"할 수 없지. 나도 그만 둠일세."
설문대할망은 육지 가는 다리를 놓다 그만 두었지요.
사람들은 그 곳을 엉장매 코지라 부른답니다.

 

 

 

 

 

 

 

 

 

 

 

제주도에서 육지에 가장 가까운 官串
이곳은 제주에서는 해남 땅 끝마을과 가장 가까운 (83㎞)곳 이라고 한다
조천관 시대에 조천 포구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곶(串)이란 뜻으로 관곶이라 불리우고 있으며
그 모양은 독사머리 처럼 불쑥 솟아나 있다
제주의 울돌목으로 지나가던 배도
뒤집어질 정도로 파도가 거센 곳이기도 하다(안내 표지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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