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와 가꾼 아뜨리움/그림읽기

홍지윤

하늘타리. 2009. 8. 10. 23:16

 

사랑의 시를 노래하고, 노래는 그녀의 그림이 되고


▲ Goddess in the garden  210x150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2008

 

『 내 작업은 시(詩)이다. 작업에 있어서 소통의 매개는 시작(詩作)에 근거한 언어와 이미지이다. 이는 전통 수묵동양화의 전통과 자연관을 기반으로 한다. 현실적인 일상의 삶과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상념 그리고 인간세계에 인식과 느낌을 詩로 짓고 紙, 筆, 墨과 전통 문인화에 있어서 서화동원(書畵同源)의 방식으로 글씨로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작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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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회화와 더불어 설치, 퍼포먼스, 그래픽, 라이트 박스 패널, 사진,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로 표현되며 서로 상충하고 충돌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표현된다. 나는 수묵동양화의 전통과 현실적인 삶의 정서가 현대의 이미지로 또는 기술로 효과적으로 표현되어지기를 추구하며 이것으로 새로운 미술의 존재방식을 제안한다. 나아가 동서고금을 가로질러 문화와 문화의 만남을 추구하는 내 작업이 작가인 나의 삶과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영혼을 움직이고 한편의 따뜻한 詩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홍지윤 작가노트 발췌) 』

 

▲ Performance Beijing 2008

 

▲ 활보2 闊步 Striding around 210 x 15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2009

 

▲ 인생은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단채널비디오 8분

 

  작년 이맘때쯤 지인으로부터 멋진 작가 분이 있으니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작품을 처음 보는 순간 현란한 색채와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게다가 이미지 너머엔 사진이 배경이다. 수많은 문장들은 작가의 시라고 했지만 단어 하나하나에는 마음이 가질 않았다. 고백하건대 그 수많은 문자들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이다. 그리고 작가의 작품의 원천이 시(언어)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또는 마음속에 새겨지는 데는 분명 상황이 중요한 것 같다. 어느 작가의 작품을 바라볼 때 한 개인의 역사가 작용한다고 한다. 작품을 만나게 되는 순간에 내가 무슨 사연을 갖고 있는지, 내가 슬픈지 행복한지, 가슴 속에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가 작품과 만나 감정이입이 되고 그 작품을 바라보는 태도가 되어 버린다.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도 작품과의 만남도 대단한 인연이기에 타이밍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나 보다.

 

▲ 가시나무  A Thorn bush   210 x 15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2009

 

▲ 취중진담  醉中眞談 Words in drunken   210 x 15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2009

 

▲ 환희  歡喜 Delight  210 x 15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2009

 

▲ 글쎄 Snow, snow, snow, story  210 x 15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사랑의 시를 노래하고, 노래는 그녀의 그림이 되고
 사실 시(詩) 라는 것이 마냥 즐겁거나 편하지는 않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홍지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림을 이루고 있는 요소요소가 따뜻하고 사람냄새 나고 자연스러워서일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가 작품의 중심에 사랑을 품고 있어서일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는 언제나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을 꿈꾸는듯하다.

 

 나와 타인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특히 그녀가 노래하고 있는 음유낭만시인 영원한 보헤미안에 대한 사랑이 넘쳐흐르고 있음이 느껴진다. 특히 그림 속에 베어있는 물 흐르듯 유연한 필체는 정말 사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 매력적이다. 그녀를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이라면 그림이 작가와 정말 많이 닮았고 자연스러운 일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홍지윤은 동양화 작업을 출발로 현재까지 정말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전통 시서화(詩 書 畵) 작업에 충실하기도 하지만 그 전통 위에 사진을 얹히고 그 위에 색깔을 입히고 다시 시를 쓰고, 그것들을 다시 영상작업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부르기 편할라고 그녀 작업을 일명 ‘퓨전 동양화’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 자신도 이에 동감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 활보1 闊步 Striding around   450 x 21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 생멸 生滅 Being and dead  450 x 21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산책 散策 Promenade  450 x 21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 ink on rice paper


▲ 찰나  210 x 450cm  수묵채색  장지 2009


동양화의 본고장인 중국에 퓨전동양화로 도전장을 내다
 지난 7월4일 베이징 갤러리 티엔(Gallery TN)에서 ‘활보(闊步)’라는 주제로 홍지윤의 대규모 개인전이 개최됐다. 갤러리TN은 베이징 따산즈 798 예술 구역에 위치해 있으며 세계의 유수한 큐레이터와 협력하여 우수한 전시회를 개최하는 국제적인 갤러리로 이름이 높다. 홍지윤은 이번 전시에서 그간의 회화,사진,영상 작업을 총 망라한 작품으로 3층 갤러리 전시공간을 모두 사용하게 된다.

 

 1층에는 한글과 영문 한자가 혼재된 꽃을 주제로 한 대형신작 회화 13점과 2,3층에는 23점의 사진 과 영상으로 구성되어 최근 작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홍지윤의 작업이 동양적 기반 위에서 작업을 전개하는 작업의 특성상, 동양화의 본고장이며 현대미술의 치열한 현장이기도 한 중국에서의 초대형 급 전시를 통하여 국제적으로 활동무대를 확장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정보 - 홍지윤 개인전 ‘활보(闊步)’, 베이징 갤러리 TN, 7월 4일부터 8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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