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섬
신상일 詩
오늘도
유랑의 길 떠다니는 섬
지나간 바람의 자락을
잊었다 할지라도
그대
빈자리를 말하진 않으리
비가 울고 파도가 우는 날
치마자락에 아버지 손은 떨리고
먼 바다로 떠난 뒤 오지를 않았다.
행여 그것이 영원한 이별의 순간이던가
섬은 밤 새 떠돌면서
바람을 안고 소용돌이 치면서
떠나야 하리
돛대를 올리고 물길을 잡으며
밀려드는 조류를 타고
허옇게 드러난 강바닥을 향해
잠시 날개를 접고 잠을 재운다.
떠나는 그대의 하나의 숨결
지나간 시간들이 가슴 설레어도
다시는 뒤돌아 보지 않으리
아픈 가슴의 상처 메만지면서
그리고 잠들어야 할 것인가
물 위에 뜬 그림자 하나로
바라보면 멀리도 와 있는 수평선 위에
떠도는 것을 멈춘 그대는 섬이련가
아니면 한 잎의 나뭇잎새다
허락받은 표류를 돌려 보내며
세월속을 둥둥둥 떠다니는 섬
하나, 둘, 셋
검은 수염으로 돌아온 그대는
밤이되어도 늙은 아버지
욕망의 돛은 내려진지 오래거늘
이 외딴 점 하나
밤을 새워 물결을 타고
자꾸만 자꾸만 떠서 다니리
얘기하라
먼 당신의 아쉬웠던 시간을
누구의 손길도 와닿지 않은
그대만의 전설을 이 밤에 말하라
섬과 서을 여행하는 동안
바다위에 떠 있는 나에게
다가오고 멀어져 가던 섬들입니다.
쫒아가고 놓치고
또 쫒아가고 또 놓치고
그렇게 섬과 섬이 오고 가고
섬과 섬을 오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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