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제법 높이가 있는 오름을 오릅니다.
바리메 오름
오름의 모양이 승려들의 바리(발우鉢盂)를 엎어 놓은 것 처럼 보인다 하여 바리메라 부른다고 하고
한자로는 발산(鉢山) 이라고 합니다.
표고 763.4m, 비고가 213m로 도내 368개 오름 가운데 8번째로 높고
면적은 128만8365㎡로 군산 (283만6857㎡)·어승생악 (254만3257㎡) ·영주산(133만8920㎡)에 이어
네 번째로 넓습니다.
높이는 높은 편이지만 거의 직선으로 오르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습니다...만...
그만큼 많이 미끄럽지요.
게다가 오늘 같이 눈이 녹은 날은 질퍽거려서 비탈길 오르기가 많이 불편합니다.
조심해서 올라가라고 뒤에서 응원하는 노꼬메오름입니다.
그 뒤로 한라산
정상부 직전 갈림길에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돌아 조금을 더가면 정상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돌았을 경우는 주봉인 남봉을 먼저만나고,
오른쪽으로 돌았을 경우는 북봉을 거쳐 남봉으로 가게 됩니다.
오른쪽으로 두어걸음 가다가...
다시 방향을 바꿔 왼쪽으로 해서 정상인 남봉을 올랐습니다.
남봉에서는 북동쪽의 궷물오름과 노꼬메큰오름·족은바리메·천아오름·어스싱오름·붉은오름과 한라산 정상까지 보입니다.
그리고 다래오름·돌오름·빈내오름·폭낭오름·괴오름·복돌아진오름·새별오름·이달이와 촛대봉 그리고 그너머 금악 검은 오름도 보입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오늘은 겨울임에도 날이 너무 따뜻해 박무로 인해 주변이 다 뿌였습니다.
그러련하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먼 데 산과 오름이 보이지 않으니 남쪽 전면에서 서쪽으로 펼쳐진 옛 제주의 10소장중 6소장에 관심이 갑니다.
6소장은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한경면에 걸쳐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애월읍 어음리 원동마을에서 시작해 새별오름, 이달오름 북쪽을 거쳐 한림 금악리 검은오름 남쪽까지 형성되었지요.
지금은 애월읍 삼리(봉성리, 곽지리, 금성리)합동, 납읍, 어음1, 어음2리의 4개 마을공동목장과
한림읍 3개 마을공동목장, 한경면 3개 마을공동목장이 분포돼 있습니다.
성이시돌목장과 한강목장 등 10개의 기업형 목장도 있습니다.
어음리지경인 바리메 남서쪽과 붙어 있는 곳은 납읍공동목장이고
봉성리 지경인 괴오름, 폭낭오름에 붙어 있는 것은 삼리합동 공동목장입니다.
문득 바로 이 아래쪽
납읍리 공동목장 지대내 깊은 계곡과 넓은 굴헝속에 있는 홍굴물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1970년대 후반부터 이 일대에 상수도가 공급되면서 쓸모가 없어져 잊혀지고 훼손되었지만
조선조 세종때이래로 500년 이상을 이곳 6소장 전지역에 물을 대던 아주 중요한 물이었습니다.
1940년대 그 시멘트 귀하던 시절 도수로를 만들어 홍골물까지 물을 대던 도수관로는 지금도 남아있지만
주변이 붕괴되어 가던데 지금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서사면을 타고 돌아갑니다.
깊이가 78m에 바닥 둘레가 약 130m라고 하는 마른 굼부리 둘레를 타고 북봉으로 갑니다.
이 곳도 사방은 탁 트여 있으나 오늘은 보이는 것이 없고 눈만 부십니다.
한라산 정상을 계속 바라보며 굼부리를 돌아갑니다.
갈림길로 와서...
질퍽질펵 미끌리면서...
아마도 뒤에서 보면 상당히 우스웠을 포즈로 어기적 거리며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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