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제가 끝난 후 마을에서 주관해서 안내하는 문화거리걷기가 있었는데
설명이 애매하면 주제넘게 나서게 될까봐
따라가지는 않고 혼자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번듯하게 만들어진 어울림센터옥상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마을 한바퀴를 출발합니다
새로지은 건물이야 당연히 새롭고 기분좋은 문화의 유입일 것이고...
예전에 설치되고 사용되었던 문화유산들은 기능을 하던 않하던
부수지 않으면 그 자리에 있겠지요.
그리고 각종 제의는 본래의 의미이던 공연이던 계속된다면 유지가 될겁니다
오늘 돌아보자고 안내하겠다는 시설 모두
도대불도 사용당시의 원형이 아니고
부셨던 것을 1980년대 중반에 복원한 모습이고
당도 70년대이후 이리저리 자리를 옮겼고,
물통이야 형태만 있지 쓰이질 않는 것을 새로 꾸민 것입니다.
김녕은 최근 보석빛 바다를 가르는 요트여행이 꽤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마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듯 하고
마을입구에 해녀마을이라고 큰 표지가 있지만
해녀에 관한 것은 도대불 옆 제주해녀는 해녀라기보다 잠녀라 한다는 큰 안내판이 전부인 듯 합니다.
다른 마을과 다른, 아니면 보다 특화된 마을문화가 있지 않을까요?
연전에 제주 김녕마을 공공예술 프로젝트라고 해서
건축가와 예술가, 그리고 과학자가 팀을 만들어 과학의 개념과 예술의 실험, 그리고 건축의 디자인을 결합해
제주 김녕이란 지역에 맞는 공공조형물을 만드는 작업이 있었는데
그때 설치된 조형물들을 함께 돌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현장에 설명 또는 안내문이 없네요.
자료를 찾아보니
어울림센타 옆에 있는 쇠뿔처럼 굽은 나팔 5개를 묶어놓은 모양의 ‘바람이 들려준 이야기’는
바람의 섬 제주에서도 바람 많기로 소문난 김녕 바람을 이용해
좁은 관을 통과하는 바람의 풍량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콘셉트로 출발한 작품이라고 하고
올레길 20코스 시작점에 들어선 '풍루'는 제주의 돌, 그리고 바람이 불면 돌아가는 알루미늄판을 엮어
바람을 통해 생기는 에너지를 형상화한 것이라 합니다.
나팔꽃 다발처럼 생긴 벤치,
알루미늄판이 돌아가는 네모난 상자,
파란 물이 담긴 동그란 플라스틱 병이 매달린 쇠그물 같은 철구조물,
그리고 물웅덩이에 섬처럼 솟아난 돌탑. 등 등을
당, 절, 물통 등 오래된 생활유적과 함께 돌아보며
지역과 조화되는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바퀴 돌고 왔더니 멜후리기시연이 끝나면서 행사가 끝납니다.
멜 후리기를 하지 않으니 이제는 필요없어진 것이 아니고
김녕사람들 만이 할 수 있는 귀한 공연으로 자리잡은 것이지요.
마을한바퀴가 끝난 후에 공연이 있는지 알았는데
시간이 겹쳐있었네요.
일찍 돌아올것을...
성새기당을 않가니 시간이 남는다 생각하고
절집 한군데를 더 들렀다 왔더니 공연을 놓쳤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옹이가 너무 큰 나무앞에서
그 아픔을 어찌 견디고
이렇게 하나의 대단한 예술품이 되었을까를 생각하며
한참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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