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 덕치면 장암리에 위치한 조그마한 마을, 진메마을입니다.
진뫼마을, 장산마을이라고도 하는
섬진강 자락에 위치한 강과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이지요.
시인 김용택이 나고 자란 그 마을을 가면
섬진강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의 시가 왜 나왔는지,
또 그가 어떤 마음으로 시를 지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마을을 찾아가
마을앞을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봅니다.
김용택의 첫 시 섬진강을 옮겨봅니다.
"가문 섬진강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마르지 않고
개울물들이 끊이지 않고 흐른다 해 저물면 저문대로 강을 보라
쌀밥같은 도끼풀꽃 숯불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들에 어둠을 밝히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곱게 달아준다.
......"
이 강 징검다리...
순창농업학교를 졸업하고
이 징검다리 숫자나 세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21살 김용택에게
어느날 친구가 찾아옵니다.
'우리 교사강습소 시험보자.
4개월 연수후에 교사시켜준다더라..'
그렇게 교사강습소에 들어간 김용택은
수료 후 인근마을 천담분교교사로 발령을 받습니다.
이 느닷없는 삶의 전환은 그를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그러나 그의 젊음앞의 이 두메산골생활은 너무나 적막했다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월부책장사덕분에 인생의 눈이 뜨입니다.
그가 돈주고 처음으로 산 책은 도스도예프스키전집이었답니다.
이책을 다 읽을 즈음 모든것이 새로워 집니다.
그때부터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고
그 책들이 그에게 글을 쓰게 하였고
그의 나이 서른다섯에 그를 시인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시인의 집이 있는 마을로 들어갑니다.
문패
이 문패의 주인은 나를 모르는데 나는 왜 이 문패를 보며 이리도 반가워 할까?
대문없는 집을 거림낌없이 들어서서 열려있는 방문안을 기웃거려 봅니다.
시인의 서재는 항상 열려있다고 합니다.
시인의 어머니가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색하지 않게
아침이면 항상 툇마루 위에 나 있는 여닫이문을 열어둔다고 합니다.
서재의 이름이 관란헌이네요.
물결을 바라보는 집이라는 의미에서는 딱이다 싶지만
세상의 영달을 다 맛보고 쓴 퇴계의 시제목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농부이자 시인인 김용택의 서재명으로는 조금 뜬금없다 싶기도 합니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세상이치를 깨닫자는 이야기려니하면서 마을 뒷산으로 올라갑니다.
마을뒷산에서 마을을 내려다 봅니다.
그리고
밤이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 산길을 더 올라갑니다.
문득 그끝을 알지 못하여 불안해 집니다.
돌아내려갑니다.
다시 시인의 집으로 왔습니다.
다시 한번 돌아보고 마을을 나갑니다.
느티나무를 지나고
마을입구를 지나서
다시 강가로 왔습니다.
"세월이 가면 길가에 피어나는 꽃따라
나도 피어나고
바람이 불면 흔들릴라요
세월이 가면 길가에 지는 꽃따라
나도 질라요
강물은 흐리고
물처럼 가버린
그흔한 세월
내가 지나온 자리
고운바람결에
꽃피고 지는
아름다운 강 길에서
많이도 살았다 많이도 살았어
바람에 흔들리며
강물이 모르게 가만히
강물에 떨어져
나는 갈라요."
김용택의 천담가는 길 읊조리며 구담마을로 갑니다.
Edvard Grieg. Lyric Pieces (6) Book 8 Op. 65 no 6 Wedding day at Troldhaugen 트롤하우젠의 결혼식 날
Leif Ove Andsnes,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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