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첫숲길
금년 한 해 따뜻한 일들만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따뜻한 남쪽나라 숲길로 갑니다.
국비, 지방비 모두 합쳐 8억을 들여서 만든 길입니다.
작년 9월경 탐방로 조성을 끝내려 했는데 조금 지연되어
지난 크리스마스 전날 개통한 아직 따끈 따끈한 길입니다.
머체왓숲길
머체왓은 큰돌(머체)이 많은 밭(왓)을 말하지요.
금년 한해 우리네 길앞에 아무리 돌이 많다해도 이 들판을 가꿔 밭을 만들었던 사람처럼 잘 해쳐나가야 겠지요.
머체왓 숲길입구에서 남원땅 앞 바다를 봅니다.
구름 사이의 빛내림을 보고 있으니
구름을 뚫고 해가 나타납니다.
땡큐!
입구 안내판을 읽어보고
전망대에서 한라산쪽을 봅니다.
거린
넙거리와 그 오른쪽 사려니
성널
가운데가 머체오름입니다.
빙돌아서 저 오름 기슭으로 갈겁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느쟁이 왓을 지나갑니다.
느쟁이왓. 아마도 메밀밭을 이야기 할 겁니다.
제주도는 땅이 척박해서 곡식을 기르기가 참 힘들었지요.
그래도 메밀은 왠만한 땅에서도 자라주었고
품에 안고 있으면 익는다라고 할 만큼 조리가 쉬워서 제주도에서는 메밀을 이용한 음식이 많지요.
그리고 사실 메밀도 귀해서 메밀겨를 이용해서 감자나 고구마를 넣어 범벅을 만들어 밭에 일나갈때 점심으로 싸가지고 갑니다.
이것을 느쟁이범벅 또는 는쟁이범벅이라고 하지요.
표준어는 메밀이 맞습니다만 메밀국수라 안하고 모밀국수라 하는 이유는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던 것은 함경도 전통이고 그러다 보니 함경도 사투리인 모밀국수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멀리 넙거리가 먼저 보입니다.
숲길로 들어갑니다.
느쟁이왓다리가 앞에 보입니다만 ..
그 다리밑을 지나며 물없는 하천을 꾹!
방애혹동산으로 가는 숲길을 갑니다.
방애혹동산을 찍었는지 알았는데 그냥 지나쳤네요.
시누대속으로는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습니다만
그 앞을 덤덤히 지나갑니다.
자배낭 또는 제밤남
이쪽동네에서는 구실잣밤나무를 제밤남이라고 하더군요.
판근이 멋있나요?
살아보려는 악착같은 의지의 표현입니다.
넙거리로 이어지던 길입니다.
길은 중간에 철조망으로 막혀있고 조록낭사이로 숲길을 만들었습니다.
비가오면 물길이 형성되는 돌무더기 건천을 지납니다.
머체오름에서 이어진 기슭에 백년은 넘었을 것 같은 고목 두그루가 나오고
(한그루만 찍었네요)
그곳에 전망대를 설치하였습니다.
숲길의 총거리가 6.7km라 하고 이지점이 출발지점에서 2.8km된다하니까
중간 쉼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기악과 고이오름이 보이네요.
초지를 지나
삼나무 숲길로 들어갑니다.
편백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삼나무에서는 몸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정서적인 안정감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테르펜이 많이 방출됩니다.
오늘은 날씨가 따뜻해서 펑펑 쏟아내고 있습니다.
옛집터로 가는 올레.
4~50년전 마을주민들이 거주했던 마을집터와 올레 등을 부분적으로 복원하여 마을 역사를 엿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4.3때 소개되어 돌아오지 않은 마을입니다.
목장옆을 걷는데...
어떤 놈이 자기의 심볼을 자랑하며 바바리맨행세를 합니다.
서중천 다리 밑으로 내려가 한참을 쉽니다.
서중천숲터널이라고 이름 붙인 가장 최근에 작업한 길을 갑니다.
올리튼물
그러니까 오리가 많이 놀러오는 물이라는 곳이지요.
그런데 옆으로 길이나서 여기로 오던 오리들은 다른 휴식공간을 찾아야 겠네요.
물옆으로 내려갑니다.
거린악을 타고 흐르는 서중천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때묻지 않은 모습이 곱게 보존된 곳이었습니다만
이제는 어떻게 될지 알수가 없네요.
다시 기슭으로 올라와 숲길을 걷습니다.
출발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출발때는 않보였던 사라오름이 성널왼쪽으로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한라산을 못보는 것을 위로해주는군요.
즐거움 안고 돌아오는 길 산록도로를 지납니다.
그 부근에서 옛 지름길을 이용하여 칼다리 폭포로 내려갑니다.
주렁주렁 메달린 고드름 수 만큼 셔터를 누릅니다.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해피뉴이어...!!
R. Schumann
Fantasiestuecke op.73 환상 소곡집
Sol Gabetta, Cello
Hélène Grimaud, Piano
'제주이야기 > 한라산 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안동 화랑마을 절물 (0) | 2013.01.10 |
---|---|
해안동 주루레물 (0) | 2013.01.09 |
김녕에서 돌아오는 길, 석양이 내립니다. (0) | 2012.12.31 |
소산오름-산지천상류-서삼봉 (0) | 2012.12.30 |
제주 중문, 하원일대 답사 (0) | 2012.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