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오거사의 묘역입니다.
조숙영
오라동 큰 부자로 자신의 땅을 마을사람들에게 무료로 갈아먹도록 하였으며
항상 어려운 이를 도우는데 열심이 었다합니다.
그리고 그 아들 광헌은 남문통에 약국을 세워
병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약을 지어주는등 활인의 공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지금의 제방사자리에 광헌에게 감사하는 비석을 세웠는데
그게 부대가 들어오면서 철거되자 김익수선생이 주선하여 자연사 박물관에 옮겨져 있습니다.
조숙영 거사의 무덤은 다행히 오름 정상부에 들어선 중계소를 비켜 있어 이 자리에 있습니다만
후손들이 끊겼는지 집안이 망했는지...
아무도 찾는 이 없이 억새만 가득하여 묘의 형태를 알수 없이 비석만 삐죽합니다.
원래의 묘는 잘 다듬은 판석으로 사면을 두른 方墓이며,
묘의 정면에 세운 돌에는 ‘竹塢居士趙公之墓’라는 예서체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잡초에 덮혀 그 어느것도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비문의 내용입니다.
竹塢居士趙淑永之墓
觀古氣義士不平世多海上以爲歸豈風濤渺茫無際可以騁駣蕩胸而與世不相涉歟近
故竹塢趙居士世其家箕城繁華一朝翩然入濟州海以沒世時則丙子歲? 朝廷許倭來
一世有識震懼言國將亡也人則公其豪士抱志槩素慷慨也論者擬諸魯連管寧之流亞
噫其悲矣公諱淑永字子安竹塢號也其先自中州東來尙矣仕我朝有大司諫應善直言
謫平山以居遂籍焉諱就璧仁極之翰經昌爲高曾祖 祖若考竹山安氏掌令宅女妣也?
純祖丁亥六月五日? 高宗丙戌六月二十一日其生卒也南朝峰負癸原其墓也
前配光山金氏 唐岳金氏繼配 高氏敬晩女入海後娶 賢而有子 曰匡憲
匡憲生一男壽崗二女心竹性竹也 公生而聰㯋 甫上學文字 記誦無遺 能詩 能書畵
通醫理 聞識聸博無比性耿介不俗三登金剛再入燕都雅誦直在胸中貧亦樂屈於人下
富奚爲愛月非關惑貪山不害廉等古人詩居喪哀毁踰禮處變安之若常戒家勿以貧寒
累心勉人必以孝悌問學自奉務要險約居處極其潔整懲忿室慾爲壓銘賣藥診病懷廣
濟州牧白樂淵?? 善而未嘗一事有求如上舍金亮洙及愼㘽雲吳卿魯金桂斗皆一州名
勝莫不???爲交唱酬盡其歡其才志也內行也外交也廉介也風流也皆可以觀也
嗚呼士?? 遇亂世? 莫能佐君濟民又不忍受虜汗染是有蹈海之誓適遼之行此類史
不絶書而若見幾? 㝠沒波濤又不知幾多人以公之行觀公之世論者之云未可謂無謂
也匡憲介余同門士孫周晟高景洙以安秉宅甫所爲狀求銘碣踰歲勤余又終日而不作
傷已及矣公遂銘曰西京風土古名疆民物繁樂莫當南海耽羅遠一方危濤接天天沒光
驀然趨避乃遑遑此意千秋足可傷
隆熙紀元之癸酉陽月首陽吳震泳撰
高順欽書乙亥九月十二日建之
配高氏墓
몇 글자는 패여 있습니다만
좋은 글은 다 들어 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숙영 거사, 그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
그리고 그가 갈아먹으라고 준땅을 거사 사후 그냥 차지한 사람들의 후손중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실 오늘 이 비석을 보러 온게 아닙니다.
이 비석을 쓴 고순흠의 아버지 고성겸의 묘가 조숙영 묘 뒤쪽에 있다하여 찾아보러 왔습니다.
고성겸은 무정부주의 항일활동으로 유명한 죽암 고순흠의 아버지로....
1896년 향시에 합격하고 1897년 문과초시에 합격하여 성균관교수가 되었다고 합니다만
유복자로 자신을 나아기르고 이제는 70 넘어 노쇠한 홀로계신 어머니를 봉양해야 한다고
1898년 제주로 내려와 오라동 칠봉서당의 훈장이 되었다가 그 다음해에 서당화재로 돌아가신분입니다.
죽오거사의 무덤 뒤편 덤블을 뚫고 어렵게 올라온 아주 아주 전망 좋은 곳에 두곳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두 무덤 다 비석이 없습니다.
한기는 당시에는 꽤 정성들여 모신 곳입니다만 최근 관리가 않되는 듯하고
한기는 소분은 잘되어 있는데 왠지 아닌듯 합니다.
어딜까? 여기말고 딴데 또 다른 묘소가 있을까? 하고 더 찾아보려고
중계소로 오르는 길 건너편 등성이로 오르려고 하는데...
한마리의 개가 달려옵니다.
나뭇가지하나 움켜쥐고 개한테 저리가 저리가 합니다.
시커먼 포인터 믹스종인 개는 계속 주변에서 으르렁 거립니다.
초소쪽에서는 또 한마리의 개짓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큰 나무가지로 바꿔쥐고 주변을 내리쳐가면서 도망치듯 내려옵니다.
그런 날이었습니다.
Wolfgang Amadeus Mozart
Mozart-Serenade No.13 in G major KV 525 "Eine Kleine Nachtmusik"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Karl B?hm, Cond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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