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 곶자왈을 다녀왔습니다.
도너리오름에서 시작되어 한림읍 월령리까지 이어지는
도너리오름 곶자왈용암류의 한 지류이며
가시덤불과 숲이 교차하며 나타나는 지역으로
숲의 천이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입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가시덤불로 조금 험하네요
이곳은 때죽나무 맹아림 지역으로서
다른 지역 곶자왈에 비해서 낙엽송의 비율이 높다합니다.
맹아림은 말 그대로 萌芽가 발달한 나무들이 중심이 된 숲을 말하는 것이지요.
방목을 위해서 화입을 했던가 숯을 만들기 위해 대규모 벌채를 했던가 하는 이유로
나무가 밑동에서 잘리었고
그 잘린 부분에서 몇 개 이상의 맹아가 다시 올라와서 자란 나무들의 숲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곶자왈은 그 자체로는 방목지로 적합하지 않다하더라도
그 곳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이 겨울철에도 방목해 놓은 마소의 먹이가 되었으며
나무숲은 風雨雪을 피하게 해주었다 합니다.
답사간에도 방목지 경계용으로 혹은 불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밑 부분은 3~4겹으로 시작하여 윗부분은 2겹정도로 마감하여 쌓은 잣담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종가시나무, 아왜나무, 백서향등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시나무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곶자왈을 지키는 나무가 바로 가시나무종류 이다
개가시, 참가시, 붉가시, 종가시등의 종류가 있고
잎은 어떻고 뒷면 색은 어떻고....
육지에 있는 상수리나무를 포함한 참나무과 나무들처럼 도토리가 열리지만
육지의 참나무과 나무는 낙엽수이지만 제주의 가시나무종류는 활엽상록수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떠오르는 생각....
그 나무 이름조차도 제대로 붙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감히 전문가들의 심기를 건드려서
문외한이 무엇을 아느냐고 질타할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제주에서 곶자왈을 다니면서 종가시, 참가시 나무를 볼 때마다
항상 궁금해 합니다.
왜 저나무이름에 가시라는 말이 붙어 있을까???
누군가가 대답합니다.
잎에 가시같은 톱니가 달려서 그렇다라고..
그런데 그게 견강부회일 뿐이지 정답이 아닌 것 같아요.
일본한자에 樫이라고 있습니다.
굳은, 단단한 견堅에 나무목木을 붙인 글자로써 훈독은 가시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참나무라고 하면 참나무는 없지만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물참나무 등을 참나무라고 하듯이
일본에서도 樫이라는 나무는 없지만 뚜껑을 쓴(각두라 하나요?)
堅果가 열리는 나무를 樫(가시)라 합니다.
그래서 赤樫(아카가시),姥芽樫(우바메가시),白樫(시라가시)kurk樫(코르크가시)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제주에서 말하는 가시나무에서 가시는
국어사전에 나오는 식물의 줄기 등에 바늘처럼 돋아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아카가시의 赤을 번역하여 “붉은”이라 하고, 樫는 그냥 일본말 훈독 그대로 “가시”,
그리고 그 뒤에 “나무”를 붙여 붉가시나무라 하고,....
우바메가시는 . 姥芽는 털, 樫는 가시 + 나무 = 털가시나무
그러니까 잎 뒷면에 털이 있는 개가시나무. ....
시라가시는 白은 흰, 樫는 가시 + 나무 = 흰가시나무
그러니까 잎뒷면이 하얀 참가시나무라 부르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은 내가 식생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들어도 돌아서면 모르겠네요)
그냥 어원적으로만 접근한 겁니다.
그리고 이 나무의 종류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전남도 아래지방 일부에서만 자란다 하니
육지식물학자들도 그 나무의 특성에는 큰 관심이 있어도
그 이름자체에는 언급을 안하는 것 아닐까 생각되고
찔레와 해당화와 같이 장미속에 해당하는
돌가시나무, 홍돌가시나무, 용가시나무의 가시나무란 이름은
그 나무의 특성을 전달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종가시, 붉가시, 참가시, 개가시 등에서의 가시나무라는 이름은 혼란만을 초래하고 있으니
00사철도토리나무, 00사철도토리나무 등으로 부르면 좋을 것 같네요.
가시나무라 하면 제가 그날 답사중 사정없이 찔린
아래 상동넝쿨의 가시와 같은 것이 줄기에 송송 나있는 그런 나무를 연상하게 되거든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 줄 적어 보았습니다.
현장의 모습을 계속 감상해 보시죠.
Franz Peter Sch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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