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제주 올레

처음 열리는 길 제주올레 1코스 (성산포 - 동암사앞 - 광치기해변)

하늘타리. 2009. 6. 14. 23:06

 

 

 

 

 

  

 

 

 

성산항 갑문 지나서 일출봉앞에 왔습니다.

 

 

 

 

 

 

 

수마포로 내려갑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올레꾼들은 거의 수미포라고 하시던데....

이곳은 옛날 조선 때 목장이 있던 곳이고

제주산 국마를 성산포구에서 육지로 실어낼 때 말을 받아 들였던 곳이라는 데서 “수마포”라 불리었답니다. 

 

여기서 발걸음을 왼쪽으로 옮기면 일제 강점기말에 제주 섬을 최후의 보루로 택하고

소형전함을 은닉하여 특수작전을 시행 할 해군 시설로 인공 굴을 20여개나 굴착한 해안이 나오지요.  

이쪽 해안 동굴은 많은 사람들이 내려와 보지 않은 관계로

올레 10코스길 옆 송악산해안동굴보다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결 7호 작전 등 등 제주도 군사기지화에 대한 것은 10코스에 관해서 쓰게 되면 거기서 언급할게요.

 

 

 

 

 

 

 

 

 

 

 

일출봉

 

원래 이름이 성산이죠  

영주십경에 (城山出日)이라고 나오죠.

요새는 성산일출이라고 더 많이 합니다만

조선 후기 梅溪 李漢雨가 노래한 제주의 경승 10군데중 하나는 성산으로 떠오르는 해를 지칭합니다.  

영주십경을 보면 城山出日에 이어 그 對句로 두 번째 紗峰落照가 나오고.

그 다음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라오고 바위와 동굴, 포구와 목마장이 나옵니다.  

 

참고로 매계 이한우가 노래한 城山出日의 시구절을 옮겨 볼게요.

 

山立東頭不夜城 동쪽 머리에 솟은 산이 불야성인데

扶桑曉色作陰晴 해 돋는 곳 아침빛은 흐린 듯 맑은 듯  

雲紅海上三竿動 빨간 구름 덥힌 바다 위에 돛단배 가고 오면  

烟翠人間九點生 먼 촌락에선 아침 연기 파랗게 솟아라.  

龍忽夫門開燭眼 문득 용이 눈을 부릅뜬 듯 천문이 열리고  

鷄先挑笛送金聲 복숭아꽃 핀 마을에선 닭 울음소리 들린다.  

一輪宛轉升黃道 해가 둥그렇게 굴러 황도에 오르면  

萬國乾坤仰大明 천지가 환히 밝아 모두 다 우러러 보네

   

 

1코스 종점인 광치기해변에도 성산출일이라는 시비가 있는데 그건 다른 선생님의 시를 옮긴 겁니다.

 

이곳 일출봉 지역은 그 언젠가(중기 홍적세 Middle Pleistoncene라네요)까지는 바다였데요.

얕은 바다에서 화산이 분출되면서 지금의 일출봉이 생겨났고 그 후 사주가 발달하여 육지와 연결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 옛날 언젠가의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겁니다. 

 

 

 

 

수마포에서 해변옆 풀밭으로 수풀을 헤치고 가거나 파도 춤추는 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드디어 1코스 종점인 광치기 해변이 나옵니다.

 

성산리 홈페이지에 보면 광치기 해변이 아니고 관치기해변이라고 합니다.

 바다에서 시체가 물결에 밀려와 이 바닷가의 모래밭에 올라오면 성산 사람들이 관을 짜서 이 곳에서 입관을 하고 묻어 줬던 데서 연유한 이름이라고 나와 있습니다만

그것으로 성산사람들의 자비로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마을 어르신들이 이야기 하는 바다가 광활하게 보이는 해변이라서 광치기해변이다라는 말을 더 믿고 싶습니다.  

 

 종점에 도달했으니 일단은 푹 쉬시고 재충전되는 데로 2코스로 떠나도록 하시죠..

안녕히 가세요. 계세요....

 


Agustin Barrios Mangore - Prelude C mi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