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와 가꾼 아뜨리움/음악편지

파가니니 /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No.1

하늘타리. 2009. 7. 31. 23:32

 

Sonata for violin and guitar, Op.3-1
파가니니 /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No.1
Niccolò Paganini [1782∼1840]





1악장 larghetto


2악장 Presto variato - Variazione

파가니니의 음악에 열광했던 그의 동시대인들조차도, 감히 상상하기 힘든 그의 작품의 매력이 궁극적으로는 상당히 불안한 것임을 발견했다. 그 결과 모든 게 다 정상적일리는 없으며, 비록 파가니니가 악마의 후예는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악마와 손을 잡았음은 분명하다는 소문이 떠돌게 되었다. 파가니니가 실제로 이런 소문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때문에 그의 명성에 손상이 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러한 소문들은 그의 명성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오늘날의 관저에서 보면 파가니니의 이러한 현상적인 성공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19세기라는 시대 전체가, 특히 19세기의 음악 세계가 걸출한 개인으로서의 영웅이라는 우상에 몰두해 있었으며, 파가니니라는 인물의 존재는 매혹적이고 현혹적인 것을 갈망하던 부르주아 청중들에게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다른 설명에도 불구하고 파가니니의 이미지에는 지옥의 유황 냄새 풍기는 선택받은 예술가로서의 모습이 아주 집요하게 살아남아 있다. 지금도 파가니니의 이름을 언급하면 '악마의 연주자'가 연상되니 말이다. 그러나 제노아 출신의 이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면모가 있었다. 예컨대 그는 탁월한 기타리스트였다. 그것도 일시적인 관점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의 음악적 경력 전체에 걸쳐, 이 악기를 위해 정규적으로 작곡을 했던 것이다. 물론 그는 언젠가 기타라는 악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이 악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사고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생각할 뿐이다. 나는 가끔씩 작곡할 때 이 악기를 집어든다.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한 일은 바이오린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 악기는 그러한 일에 쓰이는 것 외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기타 독주곡의 수(100곡 이상)와 기타를 포함하는 실내악곡의 수(바이올린과의 이중주 70여곡, 트리오, 기타와 현악기를 위한 다수의 4중주)를 단순히 헤아려만 봐도 그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게다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기법 중 다수의 훌륭한 측면들이 그의 기타 연주에서 영향받은 것이다. 특히 더블스토핑 하모닉스와 왼손 피치카토의 사용이 그렇다. 결론적으로 말해 파가니니의 기타 작품들은 그의 바이올린 작품들에 비해 음악적으로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장대하여 열광적인 갈채를 받는 작품은 없지만, 그 대신 우리는 조용하고 매우 친밀감 있는 작품들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작곡자가 바이올린보다 기타에 훨씬 더 신뢰를 갖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다. 파가니니의 기타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는 화려하고 공적인 파가니니 옆에 좀더 사색적이고 덜 치장한 그리고 좀더 사적인 그의 모습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파가니니는 상이한 방식의 여러 작품들에 모두 '소나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음악 형식면에서 초기 빈 고전주의의 전통과 연관된 전형적인 3악장 소나타의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소나타 작품 3번의 소나타들은 1805년에서 1808년 사이에 작곡을 시작하였으나 182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출판되었다. 느리고 다소 화려한 분위기의 도입악장 뒤에는 주제와 변주 혹은 론도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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