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거인', 고야作 아니다>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으로 지난 80년 가까이 알려졌던 `거인(Colossus)'이 고야가 그린 작품이 전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은 지난 7개월간의 조사 결과 `거인'이 고야의 조수였던 아센시오 훌리아(Asensio Julia)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리기 싫은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프라도미술관에 78년간 걸려 있던 `거인'이 "고야풍의 그림이지만 고야가 그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미술관의 18세기 미술품담당 팀장인 마누엘 메나는 "적절한 빛에서 볼 경우 색깔 등에서 고야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프라도미술관은 지난해 이 작품의 한 귀퉁이에 있는 A.J.라는 이니셜 때문에 `거인'이 고야작(作)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그동안 고야 전문가들은 이 작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수년간 논란을 벌여왔다.
지난 2001년에는 영국의 한 미술 사학자가 `거인' 및 `보르도의 우유파는 아가씨(Milkmaid of Bordeaux)'가 고야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작품이라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프라도미술관측은 당시 그같은 주장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 작품의 질을 봤을 때 그림을 그리는데 고야가 참여했을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
영국의 미술사학자 니겔 글렌디닝은 "아센시오 훌리아가 이 작품을 그렸기에는 너무나 대담하다"면서 "이번 연구의 결과와 증거들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앞서 프라도미술관은 지난해 6월 X-레이 검사 등을 통해 `거인'이 고야가 직접 그린 작품이 아니라는 새로운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1808∼1812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거인'은 검은 하늘에 머리가 닿을 듯한 거인이 포효하고 있고, 땅에는 사람들과 소들이 달아나는 모습을 묘사해 놓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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