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심한 바람에 가지가 꺽여지고 추리해져 있던 벽오동 나무가
어느새 수세를 정비하고 꽃을 피웠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시조 한수...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터니
내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에 일편명월만 빈가지에 걸렸에라...
벽오동을 심었으니 이제 봉황이 날라와서 깃을 내리겠거니 하여 기대에 부풀었는데
박복한 내가 심었다고 기다려도 오지 않고
이제 나뭇잎 다 떨어진 가지 사이로 한조각 달만 보인다...
겉으로는 화려해도 가슴속 한구석을 누르고 있는 애닲은 심사...
황진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