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을 노래하는 판화의 시학(詩學)
최병식 | 미술평론가, 경희대 교수
수인목판화(水印木版畵)는 순수한 중국인들의 정취가 그대로 묻어있는 독특한 판화기법의 하나로서,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대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화선지에 찍어내는 재료나 기법에서도 그렇지만 단호하면서도 강렬한
세계관을 구사함으로써 아시아적인 채취를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다.
중국의 대표적인 수인목판화 작가의 한 명으로 손꼽히는 자오하이펑(趙海鵬)은 소재나 화풍에 있어 ‘전원시인’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자연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많이 제작하였다.
새나 오리, 연못과 강안의 한가로운 정적과 함께 그의 작품들은 절제와 운율을 동시에 머금은 세계관을 즐겨
구사한다. 순수한 한 편의 ‘전원시’를 읽는 듯한 자오하이펑의 작업은 그 자신의 절제된 인품과 청렴함이 잘
묻어나지만 여백과 그 여백을 노니는 칼의 움직임들로부터 오랜만에 중국 고대의 한 시인을 만나는 듯하다.
중국에서는 양유청수인년화(楊柳靑水印年畵)로 유명한 티엔진 부근의 탕꾸(塘沽)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그가
맺어온 한국과의 인연은 1991년 현화랑 초대개인전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어서 1994년 동산방화랑에서 개최된
‘중국수인목각화단면전’, 2005년 6월 한국목판문화연구소에서 개최한 ‘중국목판대전’에 출품하는 등 긴밀한
교류를 해온 작가이며, 이번 전시는 18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한국개인전이 된다.
이번 전시는 2003년에 설립된 미술사랑 친목단체인 <미사랑포럼>에서 마련한 전시이다.
자오하이펑(趙海鵬)
1945 하북성에서 출생. 1969 티엔진미술대학(天津美術學院) 졸업. 1970년대 중반부터 판화작업을
시작하였으며, 특히 수인목판화(水印木版畵)에 전념해왔다.
1991년 일본과 한국, 1996년 독일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1980년대부터 중국의 많은 공모전
수상은 물론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판화연구회 등에서 2회 금상을 획득하는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국제적으로도 많은
활약을 하였다.
제2회 중국판화가협회 이사, 티엔진미술협회이사, 탕꾸판화연구회회장 등 미술계활동을 해오면서 판화작업에
몰두해왔다. 그의 작품은 중국 최대의 미술관인 중국미술관에 8점이 소장되어있으며, 중앙미술대학, 독일 및 일본의
뮤지엄 등에도 소장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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