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길...
서광교차로 못미쳐서
누군가가 자꾸 나를 부릅니다
차안에서 이무슨 환청인가하며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넙게 오름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마치 그렇게 수없이 내곁을 스쳐가면서
어찌 눈길한번 주지 않냐고 원망하는 것 같네요.
소인국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오름서측 산책로를 올라갑니다.
..........
오르면서 생각해 보니 한쪽 봉우리에 중계탑공사를 할 때 올라보고 진짜 오래간만이네요.
휴대전화 중계탑과 KBS송신탑이 들어차고 남은 공간에는 한 2~3년전 오름에 체육시설 설치붐이 불때 설치했을 시설들이 녹이 슨채로 방치되어 있네요.
혹시 중계탑둘레 철조망을 따라 한바퀴 돌 수 있을까해서 잡목숲으로 진입했지만 단 5미터도 가지 못하고 포기했어요.
다른 쪽에 봉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쪽으로 가봅니다.
그런데 두개의 봉우리 사이로 콘크리트포장길이 나있어서
이제는 같은 오름이라고 말하기가 어렵겠네요.
게다가 여기도 마찬가지로 참혹하네요.
누군가가 밭으로 경작하면서 머리를 빡빡 밀어 놨습니다.
자기땅일까?
아니면 붙여먹을 땅이 없는 이가 무조건 밀었을까?
결국 이오름은 시간이 문제이지 오름의 형태를 점점 잃어 갈 겁니다.
그래서 없어지기전에 자기모슴을 다시한번 보고 기억해 달라고
나를 부른 것일까요.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도망치듯 종종걸음으로 내려와서
차몰고 한참가다 뒤돌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