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동고사
동고사입니다.
전주시 완산구 교동 승암산에 자리한 한국불교 태고종 사찰이지요.
내리는 빗속에 절집을 올려다 봅니다.
멀리 서계시던 미륵부처님이 한발 가까워 지면서 어서오게나 하고 말을 건내십니다.
南無 現居兜率 當降龍華 彌勒尊佛 彌勒尊佛 彌勒尊佛...
전해지는 말로 이 절집은 신라 경문왕 때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합니다.
그후 견훤이 후백제를 세워 이곳 전주일대를 도읍으로 정할때
사방을 진압하는 사찰을 두었는데
이 절은 동쪽에 위치하여 동고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조선 헌종 10년(1844)에 지금 있는 자리에 다시 세웠다고 하지요.
또한 이절은 '김부(金傅)대왕절' 또는 '진불(眞佛)대왕절'이라고도
불리었던 적이 있습니다.
김부대왕절은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이름 김부를 따서 부른 것일게고
진불대왕절은 김부대왕절의 잘못된 표기 또는 변음일것 같습니다.
절집 건너편 길가에 커다랗게 쓰여진 바위글씨를 흘깃 보며
이사람은 누구일까? 공연히 궁금해 집니다.
동고사 안내판을 읽어보고...
절 초입에 부도비와 사적비 그리고 돌탑들이 있는 곳을 지나며 돌계단을 오릅니다..
1979년 덕운(德雲)이 기록한 《동고사사적지진》을 보면
1946년 4월 영담 김용욱(金容郁)이 주지로 취임하여 대웅전, 요사 등의 부속 건물을 새로 지었고
1973년에 미륵입상을 봉안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후 1980년에 삼층석탑을 조성하고 1983년에는 삼성각과 범종각을 지었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 요사채인 심우실을 지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경사가 매우 급한 곳을 깎아서 터를 잡은 까닭에
각종 시설물들이 대웅전을 중심으로 옆으로 그리고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심우실입니다.
요사채로 사용하는 듯 합니다.
본성을 찾아가는 열단계 尋牛, 見跡 , 見牛, 得牛, 牧牛,
騎牛歸家, 忘牛在人, 人牛俱忘, 返本還元, 入廛垂手 중 그 첫 단계인 심우를 당호로 하고 있습니다.
심우실앞에서 보는 전주시
마음이 뿌연게 아니고 날씨가 뿌옇습니다.
그 차이는 무얼까요? 보이는 결과물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불이입니다.
대웅전 내부...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협시의 석가삼존상
지장보살상과 권속들.
약사여래불
그리고... 존자상
대웅전준공시운
......공덕만대추
염불전
설법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연초석 위에 각기둥을 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채송화같네요.
동고사 종각의 목어
종각에서 본 전주시내
전주시내를 보며 이 절집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거듭된 슬픔의 절이고
돌고도는 슬픔의 고리를 생각나게 하는 절집입니다.
이 절집을 동고사로 지정한 견훤은
892년 신라의 내정이 문란해진 틈을 타 백제의 후예임을 자처, 완산주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웁니다.
한때 세력을 크게 떨치었으나 떨쳤으나 아들과의 불화로 935년 고려로 망명하였고
그 아들 신검이 이끌던 백제는 936년에 일선군의 일리천(一利川)에서 고려군에게 패배함으로써 멸망합니다.
결국 견훤은 고려군에 의해 자신이 세운 후백제가 무너진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견훤이 한참 힘을 뻗던 시기인 927년
신라의 수도 경주로 쳐들어가 경애왕을 죽인 후 경순왕을 세웁니다.
경순왕은 저믈어 가는 나라를 더이상 지키기 힘들어지자
천년왕국 신라를 고려의 왕건에게 바치고자 합니다.
경순왕의 두 아들이 가장 극렬히 반대하지요.
장남인 김일(金鎰)과 막내인 김황(金皇)입니다.
그러나 몇날며칠에 걸친 군신회의의 결과
고려에 귀부(歸附)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귀부후 아비 경순왕이 왕건의 아홉명의 딸 중 맏딸인 낙랑공주를 아내로 맞고
경주의 사심관(事審官)으로 봉해지는 것을 보면서 김일은 금강산으로 들어갑니다.
금강산에서 삼베옷을 입고 풀만 먹으며 살았다하여
그를 마의(麻衣)태자라고 부릅니다.
막내아들 법수왕자 김황도 길을 나섭니다.
정처없는 방랑끝에 견훤의 성이 있던 곳 산자락 절집에서
중이 도를 닦고 있는 모양새의 바위, 중바위를 발견하고
이곳에 머물다가 범공이라는 이름을 받아 중이 됩니다.
진신사리탑
사리탑뒤로 삼성각과 미륵부처상
미를부처상옆으로 다가가 그 옆에 그냥 서 있습니다.
그 옆 부서진 단인지, 쌓는 단인지 구분이 않가는 곳에서서
부처님이 보는 방향으로 전주시내를 봅니다.
많이 맑아졌네요...
고개를 숙여 절집의 배치를 보고
중바위앞으로 갑니다.
이곳 절집과 인연이 닿은 고승들의 영정
전주시내를 다시 보면서 사고사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전주에는 동고, 서고, 남고, 북고사가 있었다 하는데,
서고사는 서산(황산,황방산)의 중턱에 있는 사찰로 유명한 ‘효자천(孝子泉)’이 있으며,
남고사는 남고산성 내에 위치한 절로 만경대,천경대,억경대 등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북고사는 완산칠봉 중 용두봉의 자락이 북으로 흘러내리는 유연대 북서단
속칭 부엉바위절이라 부르는 곳(진북터널 옆)에 있는 진북사가 그것이랍니다.
북고사는 전라관찰사 이서구가 전주부성의 북쪽을 보호하기 위한 풍수적 조처로
진북사로 개명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돌계단을 다시 내려옵니다.
대웅전
그 앞에...
한때는 너무 흔했던...
본지 오래되어 이름마져 잊어버린 꽃
미안해 한마디하고 절집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