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야기/한라산 자락

조천 - 대흘 곶자왈 답사

하늘타리. 2011. 4. 25. 15:02

 4월 23일
곶자왈사람들 4월 정기탐사로 조천-대흘 곶자왈을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의 곶자왈은 크게 4곳으로 나누고 있지요.

도너리오름 곶자왈 용암류와 병악 곶자왈 용암류가 분포하고 있는 한경-안덕 곶자왈지대.

노꼬메오름 곶자왈 용암류가 형성한 애월 곶자왈지대.

조천-대흘 곶자왈 용암류, 함덕-와산 곶자왈 용암류, 서검은이오름 곶자왈 용암류가 분포되어 있는 조천-함덕 곶자왈지대.

동거문이오름 곶자왈 용암류, 다랑쉬오름 곶자왈 용암류, 용눈이오름 곶자왈 용암류, 백약이오름 곶자왈 용암류 가 분포되어 있는 구좌-성산 곶자왈지대.

 

이렇게 네 곳입니다.

 

오늘은 조천 - 함덕 곶지왈지대를 형성하는 한곳인 조천-대흘 곶자왈 용암류에서 답사활동을 합니다.

 조천-대흘곶자왈 용암류는 해발 500m에 위치한 민오름 주변에서부터 시작되어

큰지그리오름, 족은지그리오름 그리고 바농오름 주변을 거쳐 조천리 해발 20m 지점까지

총 11㎞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천-대흘 굦자왈의 시작지점인 민오름을 오릅니다.

 

등반로 초입에서부터 마음이 않좋습니다.

 

누군가가 두릅을 꺾어갔는데..
그것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고

순만을 꺾어야지 나무의 상단부분을 꺾어서 나무가 참으로 힘들어합니다.
나름대로 상처를 치료하려고 수액으로 부러진 가지를 감싸고 있습니다.

 

상산나무가 새잎을 내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오름 초입에 자리하고 있고

그렇다고 특별히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보니

그 누구에게도 관심 받고 있지 못합니다만...
오름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숲의 향기를 가장 먼저 선사하는 나무입니다.

 

오름 등반로 좌우

복수초. 

 타지방에서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 이 꽃이

 이곳에서는 지천입니다.


복수초는 이른 봄철 눈이 녹기 전 부터 꽃을 피웁니다.
주변의 눈을 식물 자체에서 나오는 열기로 녹여 버리는 거지요.
강심작용이 탁월하고  심장쇠약, 신경쇠약 등을 치료하는 데 좋은 효능이 있다하여

많이들 채취해갔고

지금은 관상용으로 심으려고 많이 캐간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잘 살지 않으니 그냥 그 자리에서 보고 감상하세요.


개족두리꽃

 쥐방울덩굴과에 속하는 꽃으로

꽃잎아래 숨어 땅에 붙어서 피는 탓에 잘 보이지도 않는데

모처럼 눈이 마주쳤습니다.
꽃 모양이 족두리를 닮아서 그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보면 볼수록 이름이 어울립니다.
개족두리가 족두리와 다른 것은 족두리꽃보다 꽃이 작고 잎에 무늬가 있습니다.
앞에 개자가 붙은 것은 흔해서 그렇다는데

이제는 만나기가 어려우니 귀한 족두리라 해서 귀족두리라 불러야 하겠습니다.

 

제비꽃에도 눈 한번 주고

 제비꽃 이름을 다 알려하면 머리에 쥐가 납니다.
그냥 제비꽃으로 패스...

 

노루귀입니다.

 나를 만나려 아직까지 남아 있었는데

감격이 지나쳐 초점을 잘못 잡았습니다.
어릴 때 돋는 잎의 모양이 아기 노루의 귀처럼 동그랗게 말리고,

뒷면에 털이 보송보송하게 돋아 있는 모습 때문에, 노루귀라고 불리게 되었다는데

통상 노루귀는 꽃이 먼저피고 꽃이 마를 때쯤 잎이 왕성하게 자랍니다.


지금 피어있는 이 꽃은 잎과 꽃이 같이 나온 새끼노루귀입니다.

 

고개를 숙여 꽃만 보고 오다보니 어느새 정상입니다.
136m를 올라왔다는 거지요.
표고는 651m입니다만 산행을 시작한 지점이 해발 500이 넘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절물오름

 절물휴양림 내에 자리하고 있는 이 오름은

산체가 두 개로 나뉘어 큰 봉우리를 큰대나, 작은 봉우리를 족은대나라고 부릅니다.
예전에는 다나, 대나오름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어느 날 오름 기슭 물 옆에 절이 들어서고 절에서 먹는 물, 절물이 있는 오름이라해서 절물오름으로 바뀌었다는데

그 절은 없어지고 다른 작은 절이 부근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다나, 또는 대나의 뜻을 모릅니다.


제주도 오름 이름에는 견강부회가 엄청 많은데

이 다나, 대나는 웬만한 고수들도 같다 붙이기 힘든 것 같습니다.
큰대나는 원형의 분화구로 형성됐으며,

이 오름 동쪽으로 맞붙은 족은대나는 북동쪽으로 터진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큰대나는 표고 696.9m, 비고 147m의 정상까지 오를 수 있도록 등반로가 정비되어 있습니다만

요새는 오름을 오르는 사람보다는 오름 주변으로 개발된 장생의 숲길을 걷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합니다.

 

 

민오름 정상 한겻,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높은 산꼭대기에 서있는 나무. 마가목.

 이 나무가 본래 춥고 메마른 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억센 생명력을 지닌 까닭에

높은 산꼭대기로 밀려난 비운의 나무입니다.

 

정상부 동남쪽으로는 때죽나무들이 도열해 있습니다.

 

가시딸기

 


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길. 고추나무

 

현호색
분위기 있게 찍어줘야 하는데 하도 많다보니 그냥 꾹!

 

윤판나물.
원래 이름이 萬壽竹인데 어린순을 뜯어 나물로 해먹다보니 윤판나물로 이름이 굳어졌습니다.

 

박새삼형제

 

민오름 굼부리 함몰지역까지 내려 왔습니다.

 

몇 군데 굴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커다란 굴

  

박쥐가 있습니다.

 

주무시는데 깨우면 실례가 될 테니 후레쉬없이 꾹!

 

곶자왈지대에서 나와 목장지대로 나왔습니다.
철조망 때문에 나무가 엄청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끊을 재주 없으니 먹어버립니다. 

 

산목련

 

비목

 

왼쪽은 대나오름, 오른쪽은 지금 내려온 민오름
가운데는 산벚나무

 

민오름을 내려와 것꾸리오름 건너편 통상 말하는 교래 곶자왈지대로 들어왔습니다.

 

바위를 감싸고 있는 등수국

숲 속 바위 위에 자라는 낙엽성 덩굴나무입니다
자기 힘으로 설 수 없으니 가지에서 기근이 나와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서 자랍니다.


어느 나무를 타고 올라가  햇볕 좋은 곳을 만나면 6월 말 경 예쁜 꽃을 피울 겁니다.
그때 다시 찾아와 주세요.

 

천문동  


하늘의 문을 열어주는 겨울약초라 하여 天門冬입니다.
아스파라거스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자생약초이지요.
노화방지, 호흡기강화에 주로 사용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들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짜루와 비슷한데 천문동 줄기에는 아래로 향한 예리한 가시가 있습니다.
약으로 쓸 때는 덩이뿌리를 사용합니다.


누가 살다 갔을까요?

 

새우란

 난초과식물로 산림법에 의해 채취하면 혼납니다.
아닌가? 새우란 전시회도 하던데....
하여간 아무리 비싸고 멋있는 난분속에 있는 것보다 현장에서 볼때에 더 아름답습니다.

 

동백나무

 여기저기 흔하게 보이는 동백이지만 이렇게 곶자왈 안에서 보니 많이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자리에 있을까요?

동백나무는 전형적인 양수입니다.

그래서 볕이 들어오면 씩씩하게 잘자라지만

주변 나무가 더 커져서 그늘이 내리면 자리를 떠납니다.


칸쵸라는 과자가 있지요
그 과자크기의 흑갈색 버섯입니다.

 나무는 자기 몸에 버섯이 피면 스스로 종말을 안다고 합니다.
건강한 나무에는 버섯이 피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에게도 검버섯이 피었다라는 말이 그렇게 서글피 들리는 것 같습니다.


개별꽃입니다.

다섯 장의 꽃잎이 나에게 사랑해라고 속삭여주는 것 같아 마냥 황홀해 집니다.

 

나무의 귀가 달린 것 같은 목이버섯

몸에 참 좋은 작용을 합니다만 날로 먹으면 그 독성으로 배탈 및 피부병이 납니다.

 

괭이눈과 눈싸움한번 해보고

오늘의 답사를 끝냅니다.....